2026.07.16
 
#003-B07 Tabula rasa
 
 
 
오늘 라이브에도 찾아와 줘서 고마워!
Ev3ns의 스마일 큐티 치히로야♪
즐겨줘~!
응? 저건⋯⋯.
치히로, 무슨 일이야?
맨 앞에 있는 관객, 키냐리에 대해 나쁘게 쓰고 있던 팬코야⋯⋯.
알아 볼 수 있는 거야?
에고서치를 엄청나게 해댔더니 특정해 버렸단 말이지.
사진에 찍혀 있던 펜라 꾸밈이 똑같은 걸.
틀림없다고 생각해.
키냐리, 괜찮아? 저 사람 앞에서 노래할 수 있어?
⋯⋯.
오늘은 내 마음을 최대한 담아 전력을 다해 노래해 볼 거야.
그렇게 살아가기로 결정했다.
⋯⋯? 그렇구나.
그럼⋯⋯ 홧팅!
 
(흘러나오는 노래)
(키나리 군, 아이돌 활동을 열심히 하겠다고 결심했지만⋯⋯
솔로 파트, 제대로 노래할 수 있으려나
어제 개발자 분의 본심을 알게 된 참이야.
아직, 마음의 정리가 되지 않았을지도 몰라⋯⋯)
(⋯⋯지금의 나는, 노을 빛 속에서 노래하고 있구나.
개발자⋯⋯ 아버지, 가, 바랐던 그때처럼
태어나고, 아버지와 생활하며, 임종을 지키고⋯⋯.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왜인지 지금도 여전히, 나는 노래하고 있다⋯⋯.
노을 빛 속에서, 아버지가 아직도, 자신의 노래를 듣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아니, 아버지가 없더라도, 지금 여기서 내 노래를
들어주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어⋯⋯)
~♪
(⋯⋯어째서 떠오르는 걸까.
임종을 지켰을 때의 슬픔, 혼자가 되었을 때의 고독⋯⋯.
새로운 마스터가 생겼을 때의, 안도감⋯⋯.
노래하다 보면, 벅차오르는 것⋯⋯.
이것이, 감정인 걸까⋯⋯?)
!
(키나리 군, 지금까지와 노랫소리가 달라⋯⋯.
엄청나게 마음속 깊이 파고들어 와.
이건⋯⋯ 키나리 군만의, 노랫소리다⋯⋯)
 
팬A
오늘 키나리 군의 노래, 초 대박! 갓벽해!
 
팬B
하마터면 오시헨 할 뻔⋯⋯!
차애, 키나리로 할까나~!?
 
팬코남
저기⋯⋯! 아제카와⋯⋯ 키나리 군.
(앗, 저 팬코가 키냐리에게 말을 걸고 있어!?)
⋯⋯네.
팬코남
그⋯⋯ 오늘의 노래는 정말, 정말로 좋았습니다.
성장한 모습에⋯⋯ 깜짝 놀랐습니다.
⋯⋯. 감사합니다.
(움찔하는 모브)
팬코남
흐읍, 아름다워⋯⋯!
아, 앞으로도 응원할게요!
(그대로 도망치는 모브)
⋯⋯?
도망가 버렸다.
키냐리~ 보고 있었어♪
완전히 홀려버리게(*完落ち) 만들었네. 역시 쇼트케이크 쨩♪
칸오치(*カンオチ)⋯⋯. 전면 항복이라는 뜻. 속어.
??
(후웅⋯⋯. 역시 Ev3ns의 프로즌 프린스!
노래 실력도 팬 서비스도 성장했군! 그 팬코,
이 코다마가 철퇴를 내릴 필요도 없었겠어⋯⋯.
앞으로도, 너희들의 늠름한 모습, 뒤에서 지켜보겠어⋯⋯!)
(어라⋯⋯ 또 코다마, 변장하고 온 거 아니야⋯⋯?)
팬A
내일도 무조건 장소 알아내서 보러 올게!
 
팬B
반성회 힘내~! 내일 또 보자~!
아아, 고마워. 내일 또 봐!
키나리. 오늘 솔로 파트는 대단했네.
무슨 심경의 변화라도 있었던 거야?
⋯⋯그저 솔직하게 노래했을 뿐이다. 나답게.
다만⋯⋯.
아마 지금, 즐거웠다고⋯⋯ 느끼고 있는 것, 같다.
흐응, 프루슈.
너의 기록은 기억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네.
기록이, 기억이 돼⋯⋯?
감정이 수반된다면⋯⋯의 이야기지.
뭐,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이야, 난 갈게.
감정이 수반되면 데이터가 메모리로 변화한다⋯⋯?
잘됐잖아, 키냐리!
빅 러브가 느껴지는 노랫소리였어♪
정말 잘됐어, 키나리 군.
분명 앞으로도, 멋진 추억이 훨씬 많이 늘어날 거야.
⋯⋯. 기억이란, 추억을, 말하는 건가⋯⋯.
 
HAMA하우스 닭 방
흥흐흥흥♪ 오늘 라이브 좋았삐~.
에고 서치나 해볼까.
너 진짜, 에고서치 좋아하는구나⋯⋯.
너무 많이 하면 독이라고 하지 않았나?
나는 내성이 있어서 괜찮브이인걸~.
타오타오 몫은 내가 대신 봐줄 테니까 말야!
에고서치 금지!
예이예이.
왓, 대박! 오늘 키냐리의 솔로 파트,
팬이 올린 영상이 소소하게 버즈 되고 있어~!
진짜냐? 정말이네, 확실히 오늘 키나리 좋았지.
봐 봐! Ev3ns의 공식 계정도 팔로워가 늘고 있어~.
진짜 기뻐~! 기쁨의 극치~!!
오오⋯⋯ 나도 노래 연습 열심히 해야겠네.
치이도 댄스로 기여하고 싶어!
(노크 소리)
⋯⋯잠깐, 들어가도 괜찮을까.
키냐리!? 에~ 웬일이야.
마침 지금 네 얘기하고 있었단 말이지, 어서 와~!
무슨 일이야, 이렇게 방으로 찾아오고.
⋯⋯사실은, 키노우치 타오.
너에게, 내 오리지널에 대해 알려줬으면 해서 왔어.
엣⋯⋯?? 무슨 말이야?
아―⋯⋯ 아니, 사실은 키나리의 오리지널은,
내 옛날 클래스메이트야.
엣! 그거 레알!?
그렇다고 해도, 공통 친구의 권유로 같이 몇 번 노래방에 갔던 정도라서⋯⋯.
뭘 알려달라는 거야?
뭐든 좋아. 앞으로 내가 살아갈 방식의 힌트가 될지도 몰라.
음―, 노래를 잘했어. 딱 키나리처럼.
아, 근데 오늘의 창법은 걔랑은 달랐던 것 같아.
⋯⋯그렇, 구나.
그리고⋯⋯ 벳푸에서도 했던 내 카드 맞추기 게임 있잖아?
그거, 몇 번이나 해보라고 해서 보여줬었어.
그거 말인가. 그거라면 대단했어. 솔직히 감탄했다.
하핫, 얼굴은 판박이지만 역시 알맹이는 다르구나.
그 녀석은 기필코 트릭을 파헤쳐 주겠다며 투지를 불태웠었거든.
그래서 몇 번이나 보여주는 꼴이 됐었지.
⋯⋯그런가.
키냐리~ 괜찮브이? 안드로이드적으로 오리지널이랑 안 닮았다는 소리 듣는 건 어때?
예전에는 내가 불량품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지금은⋯⋯.
아마도, 기쁜⋯⋯ 쪽에 가까운 것 같다.
아, 그런 거구나. 다행이다, 말실수 한 게 아니라서.
그 밖에도 무언가 기억나는 것이 있는가?
⋯⋯그러고 보니, 옛날에 노래방에서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어.
『내일 죽는다면, 지금 살아 가는 사람들에게 뭐라고 말하고 싶어?』라고⋯⋯.
지금 생각해보면, 뭔가 의미가 있었던 거려나.
오리지널은 불치병을 앓고 있었으니⋯⋯
그 탓일지도 모른다.
그렇구나. 그럼 뭐랄까, 죽기 전에 주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게 있었던 걸지도 모르겠네.
⋯⋯전하고 싶은 것인가⋯⋯.
나에게는, 아직, 없다.
타오, 알려줘서 고마워.
아, 응. 이제 충분한 거야?
아아. 나에게는, 앞으로 무언가 전하고 싶은 게 생길 것인지,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갈지⋯⋯
생각할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해.
또 뭔가 생각나는 게 있다면 알려줘.
(떠나는 키나리)
키냐리, 좀 후련해진 느낌?
음―⋯⋯ 그렇다면 좋겠는데.
그건 그렇고, 키냐리의 오리지널과 타오타오가 클래스메이트라니!
세상 참 좁다―!
그러게나 말이야. 뭐, 키나리의 오리지널과는 그렇게까지 깊은 사이는 아니었어서⋯⋯.
공통의 친구가 내 절친⋯⋯이라는 느낌이라서 말이지.
⋯⋯.
절친⋯⋯.
아―, 뭐 그래도, 두 번 다시 만날 수는 없겠지만.
그보다, 오늘도 듀오로 게임 같이 할래?
⋯⋯.
치히로?
오늘은 기분이 아니야, 먄.
(방에서 나가는 치히로)
어라⋯⋯ 치히로, 기분 나빠진 건가?
나, 뭔가 잘못했던가⋯⋯?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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