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있을 수 없어."
중얼거린 것은 나유키였다.
본가의 북쪽, 어둑한 서고에서 나유키는 쌓여 있는 문헌 한가운데 책상에 엎드려 있었다.
아직 초등학교 고학년인데도, 나유키는 웬만한 대학생보다 두뇌가 명석했다.
그렇게나 똑똑한 나유키조차도 지난 1년간 납득하지 못했던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스물여덟에 맞이하는, 「나의 수명」에 대한 것이었다.
"알겠지? 시라미츠 가문 당주의 「죽음의 예언」은 빗나간 적이 없다는 거.
…… 나도 반년에 걸쳐 조사했지만 예외는 하나도 없었어."
나유키 옆에 서서 책상 위의 문헌을 팔락팔락 넘긴다.
「죽음의 예언」을 받았던 과거의 사람들이 어떤 일생을 보냈는지,
그 기록이 남아 있었다.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인 건 반년 전 쯤이었다.
그래서 지금은 창백한 얼굴을 하고 있는 나유키를 보며 그만 쓴웃음이 새어 나왔다.
이제 괜찮아, 나유키. 나는 고민하지 않아.
점술관 「엔젤 아이」에서 손꼽아 기다리던 감정을 받은 것이 일 년 정도 전.
그곳에서 나는 「죽음의 예언」을 받고…… 나 자신의 임종도 목격했다.
온화하고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잠들어 있는 자신의 시체를 똑똑히 본 것이다.
그것을 봐서인지, 운명을 받아들이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나는 죽는다. 어떤 존재로서── 분명, 후회 없이.
"…… 아직 포기하지 않아."
엎드려 있던 나유키가 벌떡 고개를 들었다.
그 눈동자에, 투지와 같은 것이 불타고 있다.
"그건 예언 같은 게 아냐, 저주임이 분명해.
그렇다면, 해제 방법도 있을 거야. 지금까지 몰랐을 뿐,
형이라면 풀 수 있을지도 몰라."
나를 향해 진지하게 말해 오는 나유키를 진심으로 귀엽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동시에——분명, 저주도 뭐도 아닌, 정해진 죽음의 운명 때문에,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게 하고 싶지도 않고, 나도 그러고 싶지 않다고...생각했다.
"나유키. 그런 것보다…… 사업을 시작하자."
우수한 동생의 어깨를 툭 치며 말하자, 나유키는 수려한 미간 찌푸리며
수상하다는 듯 나를 쳐다봤다.
"사업?"
"이렇게 된 이상, 스물여덟까지의 인생을 마음껏 맛보기로 했다.
……일단, 나는 다가올 사람에게…… 미래를 개척하는 사람이 되어보고 싶어."
그러면, 미련 없이 죽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나유키가 내 말에 납득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알고 있었다.
동생은, 나를 위해 분명, 뭐든지 해줄 거라는 것을.
부모님께는, 「죽음의 예언」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다.
점술관에서 무슨 말을 들었는지,
과보호인 부모님이 신경 쓰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나유키와 둘이서 상의해서, 미래에 대해 정하면 알려줄게"라고 말하고,
1년 동안 기다리게 했다.
사업을 시작하기로 결심한 그 날, 나는 부모님께 거의 태어나서 처음으로 거짓말을 했다.
──십 대에, 사업을 시작하는 게 좋아.
시라미츠의 점에서는 그렇게 말했고, 지난 1년 동안,
나유키와 둘이서 사업 계획을 짜왔어.
기획서를 보여줄 테니까, 용돈을 미리 당겨 쓰게 해줬으면 좋겠어.
그걸 자본으로 창업할 거야.
부모님은 특별히 반대도 하지 않고, 응원해 주셨다.
시라미츠의 점으로 들었다면 틀림없다고, 오히려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주셨다.
적지 않은 융자를 받아, 인원을 모아 사업을 시작했다.
우리가 진입한 것은, 신규 메타버스 사업.
나는 CEO가 되고, 나유키에게는 COO라는 직책을 맡겼다.
각자 아직 10대 초반의 아이들이었지만, 반드시 이룰 수 있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창업 멤버는 대략 20명. 결코 많지는 않았다.
그들의 나이도 성인이었지만 아직 젊었고, 그만큼 꿈이 있었으며,
이미 레드 오션인 메타버스 시장 진출에도 의욕적이었다.
새로운 시대를 창조한다.
아무도 본 적 없는 것을 만들겠다는 나의 열정을
누구보다 잘 헤아려 준 사람들이었다.
"……계정에 수명을 붙인다고요?"
최초 보도자료가 나간 후의 긴급 회의.
나는 소집한 멤버들에게 갑작스러운 사양 변경을 알린 참이었다.
모여 준 프로그래머와 디렉터를 비롯해 이 사업의 기반을 만들어 주고 있는 모두가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내 옆에 앉아 있는 나유키의 얼굴에도 긴장감이 감돌았다.
메타버스 공간의 계정에 수명을 부여하고 싶다는 나의 생각은
어젯밤 나유키에게 막 털어놓은 참이었다.
결과적으로, 오랜만에 형제의 말다툼으로 번졌다.
최종적으로 내 생각을 받아들인 나유키가 급하게 사양서를 만들어
지금 있는 멤버들에게 나눠주었다.
"…… 그렇게 대대적인 변경은 무리입니다. 이제 곧 출시 직전이라고요!?"
"계정에 수명을 설정하다니……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잘못하면 《mahorova》는 공중분해될 거예요!"
당연하다는 듯이, 직원들로부터는 부정적인 의견이 터져 나왔다.
나유키는 잽싸게 일어나 "여러분, 진정하세요."라고 말해 주었다.
어젯밤, 나에게 "제정신인가요?"라고 말했던 동생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부디, CEO의 뜻을 들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아직 어리지만, COO로서의 관록을 갖춰가고 있는 나유키가,
깊숙이 고개를 숙인다.
창업하고 나서 지금까지, 몇 번이고 나유키에게 도움을 받아온 사원들이,
저절로 입을 다문다.
나는, 직접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갑작스러운 변경이라 미안하다. 하지만, 들어주길 바라."
고개를 들고, 나는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말을 전했다.
CEO로서, 현명한 판단이라고는 말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출시 직전의 대규모 사양 변경 따위는 만행일 뿐이다.
그런 것을 알면서도, 그럼에도 이 욕구는 너무나 근원적인 것이어서,
억누르는 것은 불가능했으니까.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운명에 있어. 메타버스 공간은 가상의 것.
고통을 잊고, 무겁고 답답한 현실에서 도피할 수 있는 쾌적한 장소인 것도 확실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실의 고통이 사라지는 건 아니야."
나는 말을 고르고, 속마음을 전하려고 애썼다.
그 방법으로만 사람을 움직일 수 있다. 그렇게 알고 있었으니까.
"사람은 자신의 수명을 알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어.
하지만, 만약 죽을 시기를 알고 있다면 어떻게 살까?
좀 더 나은 삶을 위해, 열정으로, 지금을 살아가자고 생각할 테고,
사람과의 인연도 하나하나가 반짝임처럼 느껴지겠지.
계정에 수명을 부여함으로써
《mahorova》 내에서의 그 사람의 인생은
다른 메타버스 공간에서의 인생과는 궤를 달리하게 될 거야."
살아간다는 것. 죽는다는 것.
그 삶과 죽음의 의미를 많은 사람이 알아주길 바라.
간절하게 호소한다.
'……확실히, 계정에 수명을 설정하는 것으로, 《mahorova》는 특이한 서비스가 되겠군요."
이윽고, 내 설득에 사내 최고참인 수석 프로그래머가 툭 하니 혼잣말을 던졌다.
그 한마디를 시작으로, 팀원들 사이에 흐르던 긴장이 조금 풀렸다.
나는 즉시 고개를 숙이고, 엎드려 빌 기세로 간청했다.
"너희들은 모두, 내가 한 명 한 명 고른 훌륭한 인재들이다.
무모한 부탁인 줄은 알아.
하지만, 너희들이라면 해낼 수 있다고도 믿고 있어.
부탁한다. 내게 힘을 빌려줘 ……!"
누군가가, "CEO가 말한다면……"이라고 속삭였다.
동시에, "할까", "해 보자", "재밌잖아", "실현되면 화제가 될 거야"라며 밝은 목소리가 넘쳐흘렀다.
"그래, 우리들, 왜 라이토 씨 밑에서 일하고 있는건데, 이런 무모한 짓을 하기 위해서잖아!"
젊은 직원 하나가 활기차게 말하자, 직원들은 그랬었지라며 웃었다.
"지켜봐 주세요, 라이토 씨. 순식간에 다시 만들어 둘테니까요."
"너희들...... 고마워!"
나유키가 안도한 듯, 한숨을 쉬는 것이 보였다.
그때부터는 노도와 같았다.
사원들은 밤을 새우며 회사에 숙박하면서 대대적인 사양 변경에 매달려 주었다.
나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당연히 세세한 개발 조정에 관여하는 나유키도 마찬가지였다.
지칠 대로 지친 사원들에게 몇 번이고 도시락과 음료수를 제공했다.
못 하겠다며 우는 젊은 직원의 등을 쓰다듬으며, 다가가서 격려하기도 했다.
계정에 수명을 둔다는 사양 변경도 막바지에 접어들고,
릴리스 전에 구현 가능하다고 희망이 보일 때, 사원 중 한 명이 수면 부족으로
반쯤 감긴 눈꺼풀을 비비면서 나에게 말했다.
"라이토 씨는 아직 10대 초반이시죠.
그런데 이렇게 대단한 일을 해내시니,
분명 제 나이쯤 되면 세상을 구하고 계시지 않을까요?"
그렇게 말한 그는 스물아홉 살이었다.
나는, 네 나이가 될 수 없어.
그렇게 생각했다. 물론, 말하지는 않았지만.
《mahorova》는 무사히 서비스 개시일을 맞이했다.
라이프 리미트 사양은 획기적이라고 화제가 되어, 서비스는 대히트했다.
《mahorova》는, 정신을 차려 보니 JPN 최대급의 메타버스 공간으로 올라서 있었다.
출시 전, 잠자는 시간도 아껴가며 힘써 준 사원들은, 당연히 그 공적을 무엇보다 기뻐해 주었다.
등록자 수가 가파르게 늘고, 주가도 오르며, 연일 뉴스로 보도된다.
그럴 때마다 그들은 자신들이
'새로운 시대를 창조하고 미래를 개척하며 아무도 본 적 없는 것을 만들어냈다'는
기쁨에 몸을 떨며, 모두 함께 무언가가 된 듯한
기분 좋은 착각에 도취되었다.
──≪mahorova》의 라이프 리미트 사양은 획기적이네요.
왜 이 시스템을 도입하려고 했나요?
나는 몇 번이나 인터뷰에서 질문받았던가.
그때마다 대답하는 말은 같다.
그날 직원들에게 전했던 열정과 똑같은 답변을 가져왔다.
하지만 그 말은 하면 할수록 닳아 없어지고 가치를 잃어가는 것 같아서.
──정말이었을까?
누군가가 귓가에 속삭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정말로 그것만이 이유였을까? 다른 이유는 없었을까?
사람들에게 죽을 날을 느끼며 살라고 하는 네 욕심은……
정말로 그들의 인생을 가치 있게 만들고 싶다는,
아름답고 숭고한 감정에서 비롯된 것이었나?
"……《mahorova》를 팔고 싶어."
어느 날, 나는 나유키에게 털어놓았다.
팔고 싶다고 말했지만, 파는 건 이미 결정된 사항이었다.
뇌리에는, 사양 변경을 고했던 그 날,
"라이토 씨를 위해서"라고 입을 모아 말해 주던 사원들의,
결의에 가득 찬 눈동자가 스쳐 지나갔다.
소소한 일에 함께 웃고, 기쁨을 나누었던 순간순간이,
반짝반짝 되살아났다.
하지만 그것들은 되살아나는 족족 빛이 바래어,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져 갔다.
그들과 나 사이에는, 무언가가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이제, 과거의 일이되었다.
마음은 잔잔하게 가라앉아 움직이지 않는다. 그 어떤 고양감도 없다.
나유키는 눈을 크게 뜨고, 단 한 순간, 탓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분명 지금부터, 우리는 말다툼을 시작할 거야.
나유키는 사업 매각에 반대할 거고, 나를 미치광이 취급하며,
소중한 직원들을 버릴 거냐고 정에 호소하며 매달려 오기도 하겠지.
그래도, 나는 절대 굽히지 않아.
굽힐 수가 없어.
그러니까 결국, 나유키는 내 의견을 받아들일 것이다.
──미안해, 나유키.
마음속 깊이, 그렇게 생각했다.
나는, '다가오는 사람'으로서는, 죽을 수 없었던 것 같다.
2화부터는 지인 번역입니다. 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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